책속 이야기

약탈적 금융사회 - 제윤경, 이헌욱

클라비스 2018. 5. 16. 06:00

 

약탈적 금융사회

 
약탈적 금융사회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금융의 약탈적 행태에 대해서 쉽게 이야기한 책입니다.
 
금융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나온 2012년 보다 금융 서비스는 더욱 빠르게 발달하여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약탈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은행은 날이 맑을 때 우산을 빌려주고, 비가 오면 우산을 빼앗는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방송에서 집값이 오른다고 연일 보도합니다.
A는 돈을 모아서 집을 사자고 결심했지만 자꾸만 가격이 올라갑니다.
이렇게 계속 오르면 이젠 돈을 모아서 집을 살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주위에선 대출을 끼고 집을 산 B가 산지 몇 개월 만에 1억이 올랐다며, 빌린 돈만큼 가격이 올랐다고, A도 대출하라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대출 안 하고 집을 사지 않은 A는 자신만 바보가 된 것 같습니다.
더 늦으면 다시는 살수 없을 것 같은 조급증이 듭니다. 대출을 해서 집을 삽니다.
3억짜리 집을 2억의 대출을 받고 샀습니다. 그래도 집값은 계속 오릅니다.
산지 얼마 후 5천만 원이나 올랐습니다. 정말 대출을 잘한 거 같습니다. 이렇게 끝이 나면 해피엔딩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끝나면 저자가 약탈적이라고 말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모든 금융거래는 버블이 있기 마련이고, 버블이 터지면 가장 손해 보는 것은 서민입니다.
    
다시 A의 이야기로 돌아가 봅시다.
방송에선 부동산 투기 대책으로 LTV, DTI를 조정한다고, 금리가 오를 거라고 연일 방송합니다.
무슨 소리인지 들어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투기 억제 정책인데 투기하지 않고 주거안정을 위해 집을 산 우리랑은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집값이 올라서 5천만원도 벌었다는 생각에 소비는 전보다 여유로워집니다.
하지만 집값은 35천을 찍고 하락세로 반전합니다.
집값이 자꾸 떨어져서 25천이 됩니다. 원금은 상환하지 않고 매달 이자만 내는 대출이었기에 대출원금은 2억에서 조금도 적어지지 않았고, 설상가상 집에 투자한 돈 5천만원이 날아간 것만 같아 속이 쓰립니다.
하지만 어떻게 산 집인데 집은 팔 수 없기에 이자를 성실히 납부 합니다.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지만 그동안 늘어난 소비패턴을 줄이기란 쉽지 않습니다.
적자가 자꾸 늘어납니다.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이자율이 낮기 때문에 변동금리로 대출했던 것이 금리가 높아지면서 문제가 됩니다. 은행에선 LTV, DTI가 줄어들어 더 이상의 담보대출은 어렵다고 합니다.
걱정하는 와중에 2금융권사 대출 문자가 옵니다. 지금 내고 있는 이자보다 조금만 더주면 돈을 빌려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2금융권인데 조금 더 지출을 줄여보자고 마음 먹습니다.

 

* LTV(Loan To Value ratio) : 담보인정비율, 주택담보대출액을 주택가격으로 나눈 값입니다.

** DTI(Debt To Income ratio) : 총부채상환비율, 주택담보대출액을 소득으로 나눈 값입니다.

금리가 올라갈수록 높아진 이자에 생활비도 자꾸 적자가 납니다.
금리가 적은 은행으로 갈아타고 싶지만 낮아진 LTV, DTI 때문에 대출 가능한 금액이 낮아져 차액 분을 상환하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도 없습니다. ​이때 얼마 전에 온 문자가 생각납니다. 일단 2금융권에서 돈을 잠깐만 빌리고 금방 갚자고 생각합니다. 이제 A는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됐습니다.
매달 밀리는 이자, 은행에서의 독촉, 2금융권, 3금융권 점점 위험한 함정에 빠집니다.
결국에는 집을 팔아서라도 빚을 갚아보려 하지만 하락장세에서 집은 팔리지 않고, 은행에서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집을 경매에 넘겨버립니다. 집은 경매로 넘어가고 A 에겐 빚과 낮은 금융권으로 넘어가면서 늘어난 이자만 남게 됩니다.
성실하게 살던 A는 개인파산을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물론 모두가 A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며 위의 예시는 조금 극단적인 예일 수도 있습니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건 이 사회가 빚을 권하는 사회라는 겁니다. 갚지 못할걸 알면서도 금융권은 빚을 권합니다. 
평범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빚을 갚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폐가 된다며, 어떻게든 갚으려고 노력하다 개인 면책, 파산, 회생 등을 신청하고 도덕적 해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합니다. 그러나 도덕적 해이는 빚 갚으려 노력하다 면책 신청하는 사람이 아니라 금융권에 만연해 있다고 주장합니다.
    
은행은 이윤을 내는 기업이며 대출한 서민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었다면 재기할 수 있었던 많은 사람들을 외면하고위기에 직면하면 국가 차원에서 대신 은행을 회생시킵니다. 한때는 OECD 국가 중 저축 1위에 달하던 우리나라는 점점 저축률이 낮아지고, 가계 빚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듯 무엇이 맞고 틀리다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금융기업의 약탈 행위를 항상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170906 타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약간의 수정을 하여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나머지 글들도 옮겨올 예정입니다.